깻잎 싹 옮겨심어 기르기
사흘동안 내린 비가 멈췄다
기대보다 적은 비가 내렸지만
그래도 아쉬운 대로 갈증은 해소된 느낌이다
비가 그치면 혹시 무슨 피해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특별히 물이 고이는 부분은 없는지
쓰러지거나 유실된 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비는 그런 염려는 없을 비였지만
씨를 뿌려 둔 것들이 있으니 확인차 나갔다

모를 내기 위해 갈아둔 논에도
이제 물을 가두고 있다
여기에 모판을 깔고 모를 기른 다음에
그것으로 다시 모심기를 하는 것이다
모심는 과정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다

우선 파종한 씨앗부터 확인한다
당근부터 보자
파종한 지 열흘쯤 됐다
덮어둔 부직포를 떠들고 자세히 보니
드문 드문 싹이 올라온다
여리디 여린 씨앗이 올라온다
비가 왔으니 하루 이틀 날씨가 좋다면
전체가 올라올 것 같다



새로 씨앗을 사서 뿌렸다면 금방 나왔을 텐데
묵은 씨를 뿌리면 발아가 좀 늦거나
아예 발아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가급적 그 해에 산 씨앗은 그 해에 소비하도록 하자
다음은 얼갈이와 알타리다
역시 싹이 올라왔다
얼갈이 싹이다
올라온 부분도 있고
아직 안 올라온 부분도 있지만
이것도 내일쯤이면 많이 나올 것 같다



비록 터널 안에 넣어둬서 비를 맞지는 않았지만
육묘 트레이에 넣어 둔 씨앗도 확인한다
여기도 일부 싹이 올라온다
모둠쌈채소다



토마토나 배추 등은
좀 더 시간과 온도가 필요해 보인다
아욱도 싹을 틔웠다

이제 매일매일 좀 다르게 올라올 것 같다
그런데 마늘밭 옆에 뭔가가 올라오고 있다



자세히 보니 들깨싹이다
우리가 많이 먹는 깻잎이
바로 이 들깨의 잎이다
일거리가 생겼다
이거 옮겨 심어야 한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본다
마침 미나리 옆에 빈자리가 있다
급히 퇴비와 유박을 뿌려서 땅을 간다
퇴비는 속효성 유박은 완효성 거름이다




이런 경우는 평이랑으로 만든다

잡초와의 싸움을 피하려면
비닐 멀칭도 해야 한다

비닐에 세 개의 구멍을 뚫는다
비가 온 뒤라서 흙이 촉촉하니
일부러 물은 주지 않아도 괜찮다


이제 아까 마늘밭 옆에 있던 들깨 모종을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주변흙과 함께 떠 와야 한다
가급적 식물을 옮겨 심을 때는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주변 흙을 같이 떠 옮겨야 한다

원래 심어져 있던 정도의 깊이로 심는데
들깨를 심을 때는 두세 개를 함께 심는다


들깨의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깻잎의 수확을 목적으로 하면
일반 가정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깻잎의 수확을 위해서는
재배하는 방법에도 요령이 좀 필요하다
요점만 말하면
맨 위의 잎 서너 장과 새순만 기르고
나머지 아랫 잎들은 모두 제거한다

자라면서 맨 위의 남겨둔 잎들이 자라면
손바닥 만해진 것들로 수확하고
새순을 계속 키워서 또 수확하고
새로 올라오는 새순을 또 키우는 식이다

들깨가 아닌 잎을 수확하려는 경우라면
이 방법 꼭 참고하길 바란다
역시 심고 나서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비가 오기 전후나
주변 흙까지 통째로 옮기거나 하면
모종이 생존할 확률 거의 100%다

깻잎은 작년에 떨어진 씨앗이 싹을 틔우면
옮겨 심는 방법으로 재배해 왔다

깻잎을 길렀던 자리에 수도 없이 올라온다
쌈채소부터 장아찌와 각종 무침재료
그리고 탕 등에 유용하게 쓰이는 재료가 깻잎이다
텃밭을 하는 사람이라면 빼지 말고
텃밭 한쪽 귀퉁이에 심어서
이모저모로 활용하기 바란다
비가 그친 텃밭에서는
감나무 잎도 포도나무 잎도 블루베리 잎도
새 순이 나오고 있다



날씨가 어떻고 세상이 어떻든
식물들은 제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