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닭이의 레시피

홈카페 셀프 로스팅과 아이스커피 만들기(탄자니아AA 생두 로스팅, 쿨링, 모카포트 드립)

광닭이 2023. 4. 12. 16:22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장 많이 찾는 음료라면
단연코 아이스커피가 꼽힐 것이다


아이스커피는 원두 중에서도
다소 신맛을 가진 원두로 내리는 것이
상쾌한 느낌을 낼 수 있어서 더 잘 어울린다

하지만 커피는 엄연한 음식이므로
각자의 취향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물론 그전에 커피마다 맛의 특징을 알고 있다면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고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아이스커피용으로
로스팅을 하는 생두는
탄자니아 AA
탄자니아 AA 생두

킬리만자로에서 생산된 이 커피는
코코아의 고소함과 풍부한 허브향
그리고 새콤한 레몬맛이 나고
바디감이 좋은 커피다
발란스도 좋아서
너무 시거나 쓰거나 한 커피맛이 싫고
균형 있고 부드러운 맛이 좋다면 권장할 만하다

총 300그램을 로스팅한다

계량컵으로 약 2컵이다

탄자니아AA 생두


로스터에 올리고 시간은 30분 세팅한다

커피원두 로스터


뚜껑을 닫고 다른 일을 해도 된다
커피 로스팅 하기 짝 좋은 장비다

주방 환기구 밑에서 로스팅하는 장면


가정에서 로스팅을 할 때는
주방 환기구 밑에서 하는 것이 좋다

주방 환기구 밑에 세팅한 로스터와 쿨러


로스팅할 때 커피 향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초반에는 풋내도 많이 나고
나중에는 탄내와 연기도 많이 난다
하지만 이 때문에 포기하지는 말자
주방 환기구를 작동하면 별 문제 되지 않는다

탄자니아 AA는
로스팅 포인트가 강배전을 권하고 있다

탄자니아 AA 로스팅 포인트


진한 흑갈색이 나올 정도까지
로스팅을 해야 한다
보통 약배전을 하면 신맛이 강조되고
강배전을 할수록 쓴 맛이 강조되는데
강배전을 하라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진다
로스팅 포인트를 잡는 기준은
색이나 소리로 잡곤 하는데
강배전이면 2차 팝핑 이후
색을 관찰해 가며 로스팅을 한다
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0분 로스팅이 끝나고 색도 잘 나왔다


이제 빠르게 쿨링을 해야 한다
원두가 엄청난 열을 품고 있어서
그대로 두면 잔열로 원두가 타 버릴 수도 있다
최대한 빠르게 쿨러로 이동해 식혀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전에
빠르게 채프를 1차로 거른다
이때 두꺼운 목장갑을 끼고
원두를 문질러서 채프를 분리해 낸다
몹시 뜨거우니 꼭 장갑을 착용한다
앞면이 고무 등으로 코팅된 장갑은 안된다

원두가 많이 뜨거워서 목장갑 필수
바닥에 구망이 뚫린 찜기에서 1차 채프 제거

채프는 커피 생두의 얇은 껍질이다
이것이 섞여 들어가면
커피맛이 텁텁해진다

그래야 쿨링과정에서
채프가 온 집안에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채프가 묻은 장갑
1차로 걸러낸 채프


물론 날리지 않도록 망을 씌워서 하지만
혹시라도 모르니 재빠르게 채프를 걸러내고
바로 촘촘한 망에 원두를 올리고
위에도 망을 씌우고
역시 주방 환기구 아래에서 쿨링을 한다

소형 써큘레이터 위에 촘촘한 거름망을 올린 자작 쿨러


쿨러로 사용하고 있는 장비는
캠핑용 소형 써큘레이터인데
원두를 넣은 채망과 사이즈도 아주 딱 맞고
바람도 제법 직진성이 강해서 쿨러로 제격이다

약 10분 이상 강한 바람으로 쿨링이 끝나면
클링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채프를 걸러 내고
커피 전용 봉투나 밀폐용기에 담아
하루 정도 숙성한다


바로 내려 마셔도 되지만
아직은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가
내부에 남아 있어서 잡내가 날 수도 있으니
하루동안 숙성하면 맛이 안정된다

다음날 드디어 맛을 볼 시간이다
아이스커피용으로 하려고 샀으니
일단은 아이스커피를 내릴 생각이다

그라인더로 갈아 준 뒤
모카포트를 이용해 추출을 한다
일반 핸드 드립에 비해
훨씬 진한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하다

커피 그라인더(가운데)
모카포트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순간의 느낌은
뭔가 아주 강한 힘이 느껴질 정도로  
내부 압력이 대단하다

추출이 끝나면 바로 미리 준비해 둔
얼음과 물에 커피를 붓는다



이제 맛을 볼 시간이다

첫맛은 향기가 대단하다
커핑노트에 나와 있듯이
코코아의 구수함도 느껴지고
설탕의 단 맛도 느껴진다
마지막은 새콤한 레몬의 맛도 느껴진다


이것들이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다가
한 모금 마실 때마다 호흡에 실려 나온다

아주 만족스러운 맛이다
따뜻한 커피로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따뜻할 땐 이 향과 바디감이 더 할 것 같다


이렇게 홈로스팅으로 마시는 커피는
웬만한 커피보다 훨씬 맛과 향이 탁월하다
커피를 즐겨하고 관심 있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
충분히 해 볼만한 일이다

좋은 커피를 만났으니
앞으로의 커피타임은 즐거울 것 같다